Tuesday, August 18, 2015. 내가 좋아하는 우디 앨런의 영화였어. 참 유쾌했어, 다른 그의 영화가 으레 그랬듯.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고 소리내어 함께 웃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너의 생각을 하고 있더라. 아마도 우리가 오후 내내 나눈 대화 때문이었을 거야. 차라리 너가 미웠더라면 모든 것이 쉬웠을텐데,. 나는 끝끝내 너를 미워할 수가 없더라. 아직도 내 머리카락이며 귓불을 쓰다듬는 네 손가락이나 맞춘 듯 포근하던 팔베개가 그리운 것을 보면. 그렇게 안겨 있을 때만큼 무한한 안도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지. 나 역시 너를 안고 싶었어. 자꾸자꾸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왜 조금 더 빨리 나에게 이렇게 다가와주지 않았던걸까. 그런 원망도 이제는 하고 싶지 않더라. 만남은 인연이 닿아, 헤어짐은 인연이 다해 이루어지는 거라 생각하니까 말야. 지금은 아니다, 라는 내 결정에 후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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